중국 남자단체 11연패 위업 달성! 2024 부산세계탁구선수권 대단원 결승전 프랑스에 무실매치 완승, 잘 싸운 한국도 시상식 참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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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조직위원회 조회 854 작성일 2024.02.25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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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프랑스는 1997년 맨체스터세계탁구선수권대회 남자단체 결승전에서 맞대결한 적이 있다. 세계선수권대회가 개인전과 단체전이 같은 기간에 치러지던 시절이다. 당시 프랑스는 영화배우 같은 외모와 실력을 겸비해 전 세계적인 인기를 끌던 ‘전설’ 장 필립 가티엥이 활약했다.
통산 스물두 번을 우승한 중국은 1993년 예테보리세계선수권대회부터 2024년 부산세계선수권대회까지 14회 연속으로 결승에 진출했다. 그 기간 중국을 넘었던 나라는 1993년과 2000년의 스웨덴뿐이었다. 1997년 결승에 올랐던 프랑스, 2006년과 2008년 연속으로 결승에 올랐던 한국, 그리고 2018년과 2022년 연속으로 결승에 올랐던 독일도 모두 중국 벽에 막혔다. 특히 중국은 2001년 이후부터 10회 연속 단체 금메달을 독점하고 있었다.
반면 프랑스는 세계선수권대회 단체전에서 우승한 경험이 없다. 두 개의 은메달(1948, 1997), 네 개의 동메달(1936, 1947, 1950, 1953)이 전부다. 개인전도 1993년 예테보리 대회 때 우승한 장 필립 가티엥의 남자단식 금메달 하나가 유일하다. 가티엥 시절을 빼면 대부분 탁구 개척기에 더 가까운 전적들이다. 전적만으로 두 나라는 비교가 의미 없는 상대였다.
1997년 맨체스터로부터 27년이 지난 2024 부산세계탁구선수권대회, 2월 25일 부산 벡스코 초피홀에서 중국과 프랑스가 다시 만났다. 지금은 세계선수권대회가 개인전과 단체전이 분리돼 치러지는 시절이다. 현재 프랑스는 ‘천재 형제’ 알렉시‧펠릭스 르브렁 형제가 이끌고 있다.
데이터는 거짓말을 하지 않았다. 27년 만에 다시 만난 부산세계탁구선수권대회 결승전도 27년 전의 그것과 다르지 않았다. 중국의 1번 주자 왕추친이 프랑스가 ‘세기의 천재’로 꼽는 동생 펠릭스 르브렁을 압도했고, 2매치에서는 형 알렉시가 과거의 가티엥을 방불케 하는 풀-게임 명승부를 펼쳤으나 결국은 판젠동이 승리했으며, 3매치에서 다시 벌어진 시몽 고지와의 노장대결에서 마롱이 전날 한국전의 ‘실수’를 반복하지 않았다. 가장 압도적일 것으로 여겨졌던 판젠동이 가장 힘든 경기를 벌인 것을 뺀다면, 중국이 예정했던 길을 걸어간 결승전이었다.
27년 전이면 류궈량 현 중국탁구협회장이 활약하던 시절이기도 하다. 중국탁구의 완전한 전성기가 시작되던 시기의 주인공은 귀빈석에서 후배들에게 조용한 응원을 보냈다. 흔히 ‘중국식’이라고 불리는 양면 펜 홀더 ‘이면타법’의 창시자 류궈량 회장은 유럽에서 자신의 전형을 물려받은 ‘중펜’ 펠릭스를 어떻게 보았을까. 천적이 없어보이던 판젠동을 벼랑까지 몰고 간 알렉시에 대해서는 또 무슨 생각이 들었을까. 중국이 승리했으나 국제탁구계의 라이징스타 ‘르브렁 형제’가 이번 승부를 성사시킨 또 다른 주역이었다는 사실도 되새겨둘만한 결승전이었다. 올림픽 메달을 두고 경쟁할 8월의 파리에서는 또 어떤 경기가 벌어질까.
경기 직후 중국을 대표한 마롱은 ITTF와의 오피셜 인터뷰에서 “힘들었지만 좋은 추억이 많이 남은 대회였다. 결승전도 왕추친이 시작을 잘해줬고, 판젠동도 잘 이어줬으며, 덕분에 스스로도 승리의 믿음을 갖고 경기에 임할 수 있었다. 아주 만족스러운 대회였다”고 우승 소감을 전했다.
BNK부산은행 2024 부산세계탁구선수권대회 마지막 경기였던 남자단체 결승전은 중국의 스물세 번째 우승으로 결판났다. 중국은 2001년 오사카에서부터 시작된 연속 우승 기록도 ‘11’로 늘렸다. 세계탁구계의 ‘신성’ 르브렁 형제를 앞세운 프랑스는 27년 만에 결승에 올라 준우승했다. 파리올림픽을 ‘인생에 단 한 번뿐인 기회’로 여기는 프랑스 선수들에게는 충분히 의미 있는 성적이었다. 조직위는 경기 직후 시상식을 열어 열흘간의 경쟁과 그보다 더 오랜 기간의 단련을 기리는 메달을 수여했다. 남자단체전 우승 트로피 스웨들링컵에는 중국의 이름이 하나 더 새겨진다.
그리고 시상식에는 전날 중국과 명승부를 펼친 한국선수들도 등장해 관중으로부터 큰 환영을 받았다. 지난 2016년 대회 이후 4회 연속 4강 진출을 이뤄낸 한국 선수들에게도 이번 대회는 가치 있는 ‘선물’이 됐다. 가능성을 확인한 만큼 한국 대표선수들도 더 의욕적으로 올림픽 판도를 흔들 준비를 하게 될 것이다. 주장 이상수를 중심으로 선수들은 아주 밝은 표정으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우승 중국, 준우승 프랑스, 3위 대한민국, 차이니스 타이페이.
남자단체 결승전과 시상식을 끝으로 BNK부산은행 2024 부산세계탁구선수권대회는 모든 막을 내렸다. 한국탁구 사상 최초로 국내에서 개최하는 세계탁구선수권대회로 각별한 관심을 모은 이번 대회는 첫 번째 개최라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는 완벽한 준비와 운영으로 세계의 찬사를 받았다. 한국대표선수들이 우승팀 중국과 맞서 펼친 놀라운 활약까지 더해지면서 이번 대회는 운영과 경기력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은 성공적인 축제로 기록되게 됐다. 시상식 직후 ITTF는 내년 개인전 개최지 카타르 도하로 국제탁구연맹기와 이집트컵을 전하면서 다음 대회를 기약했다.
모든 실전을 훌륭히 치러낸 조직위원회(공동위원장 박형준‧유승민)의 일정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26일에는 ITTF 각종 실무회의들과 2023년을 마감하는 ITTF 어워즈가 이어진다. 26일 열리는 이사회에서는 강릉시가 유치에 도전하는 2026 ITTF 월드 마스터스 챔피언십의 개최지도 정해진다. 그리고 27일에는 ITTF 정기총회(AGM)를 개최한다. AGM은 실무적으로 가장 중요한 결정들이 내려지는 ITTF의 정기총회다. 부산에서의 탁구축제는 또 다른 축제들을 예비하는 논의들을 마무리하면서 진짜 막을 내리게 되는 셈이다. 다음은 남자단체 결승전 경기결과.
남자단체 결승전
프랑스 0대 3 중국
1매치 : 펠릭스 르브렁 0(4-11, 8-11, 3-11)3 왕추친
2매치 : 알렉시 르브렁 2(11-9, 4-11, 11-8, 10-12, 7-11)3 판젠동